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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06월] “추자주민들의 협동정신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짐 선더스의 제주 삶 이야기(1)-추자도에서의 소중한 경험

 

 

오피니언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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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6.14  10:4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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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짐 선더스(Jim saunders)

지난 3월 추자도에서 경험한 일이다. 추자항을 따라 걸었다. 이날따라 바람이 몹시 거칠었다. 낚싯배들은 높은 파도에 출렁거렸다. 깃발들도 정신없이 펄럭이고 있었다. 지난밤 강한 폭풍이 있었다. 하늘은 파란데 춥고 바람은 거칠기만 했다. 풍랑주의보가 내린 것이다.

순간 ‘오늘 제주도로 돌아가긴 틀렸구나’고 생각하니 무서워졌다. 내일은 월요일이어서 일을 해야 하는데 문제가 생겨버린 것이다. 돌아가는 문제를 머릿속에서 지우고 즐겁게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했다.

아침을 먹기 위해 식당으로 가는 길, 바다 속에 보트가 가라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보트는 다른 배 밑으로 가라 앉아 머리 부분만 보였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모텔로 돌아가는데 침몰한 보트가 있는 항구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와 있었다. 보트를 꺼내기 위해 주민들이 몰려온 것이다. 나는 따로 할 일이 없어서 옆에서 구경하기로 하고 앞자리에 앉아서 지켜보았다.

▲ 추자도

추자도는 제주도로부터 45km 북쪽 해상에 위치하고 있다. 42개의 군도로 이뤄진 추자도에는 4개 섬에는 사람이 살지만 38개 섬에는 사람이 살지 않는다. 그 중 상추자와 하추자에 많은 사람들이 산다. 모두 3000명쯤 이다. 유명한 것은 참굴비와 낚시다. 2년 전 올레길이 만들어지면서 많은 올레꾼들이 추자도를 찾고 있다. 하지만 날씨 때문에 배가 가끔 끊긴다. 추자도에 근무하는 한 경찰관에 따르면 기상악화로 12일 동안 배가 끊긴 적이 있다고 한다. 나는 12일 동안 추자도에 머물고 싶지는 않았다.

이제 그 가라앉은 보트가 점점 더 흥미로워졌다. 항구 옆에 많은 주민들과 소방관, 경찰관들이 모여 계획을 짜고 있었다. 스쿠버다이버와 굴삭기도 동원됐다. 계획은 스쿠버다이버가 바다 속으로 들어가서 보트에 줄을 묶으면 굴삭기가 들어 올릴 게획인 것이었다. 그 스쿠버다이버는 모든 준비를 마치고도 망설였다. 바다는 아직도 어두웠고 추웠다. 나는 겨울 재킷과 후드점퍼, 티셔츠, 모자 그리고 장갑으로 몸을 보호하고 있었다. 스쿠버다이버는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고 판단이 섰는지 바다 속으로 뛰어 들었다. 다이버가 하는 여러 말 가운데 “너무 추워!” 이 한마디가 내 가슴을 더욱 얼어붙게 했다.

▲ 가라 앉은 배

작업이 시작 됐다. 스쿠버가 가라 앉은 보트 밑으로 사라져 갔다. 몇 분 동안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보트 안에 갇혔나? 걱정하고 있는 동안 포구에는 또 다른 사람들이 도착 했다. 사람들 마다 의견이 분분했다. 굴삭기가 조심스레 크레인을 바다로 옮겼다. 그 때 스쿠버가 나타나 줄을 크레인에 묶었다. “야, 야, 야!” 사람들이 소리 쳤다. 줄에 연결된 보트는 이상한 소리를 냈다. “야 그만!” 사람들이 굴삭기 기사에게 외쳤다. 알았다는 듯이 굴삭기 기사는 아주 천천히 들어 올렸다.

많은 트럭들과 지나가던 어른과 어린이들도 옆에 서서 구경했다. 스쿠버다이버가 잠시 쉬는 동안, 한 경찰관이 스쿠버다이버에게 뜨거운 커피 한잔을 건넸다. 스쿠버다이버는 정말 고마워했고 나도 기분이 훈훈해 졌다. 보트가 반 정도 모습을 드러내자 주민들은 만족해했다. 나도 추자도의 다른 곳을 더 보기위해 자리를 떴다. 그러나 밤에 다시 와서 보트 상태를 확인하고 싶었다.

밤에 다시 추자도항을 따라 걸었다. 낚싯배들은 아직도 파도에 출렁 거렸다. 깃발들도 여전히 강하게 펄럭이고 있었다. 풍랑주의보는 여전히 유효했다. 바다 속에 가라앉았던 보트는 끌어올려져 본래 모습을 되찾았다. 선체는 괜찮았다. 약간의 손상으로 수선이 필요했다. 주민들이 같이 힘을 모아 계획을 성공시켰다.

추자도 주민들은 더 어려운 상황에도 직면한다. 한 예로 해산을 앞둔 임산부가 산통을 견디지 못해 이른 새벽 해경에 의해 제주도로 긴급 후송된 일도 있었다. 이런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을 서로 힘을 모아 해결해 내는 추자주민들의 협동정신에 나는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리고 추자도 작은 섬의 생활이 어떤지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돼 기쁘다.

▲ 스쿠버다이버가 바다에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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